교육마당

교육마당

컬럼

한국양서파충류협회 주요 인사분들의 컬럼을 연재하는 코너입니다.

양서파충류 사육과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

  • 작성자: 관리자
  • 작성일: 2020.05.15
  • 조회수: 741

 


애니멀 호딩(Animal hoarding)』이란 키울 능력을 넘어서 과도하게 많은 동물을 키우면서 사육자로서의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을 말하고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을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라고 합니다. ('과잉다두사육자(過剰多頭飼育者)'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는 하지만 일본에서 유래된 말이고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명칭처럼 애니멀 호더가 많은 수의 동물을 소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단순히 사육 개체의 숫자로만 호더를 정의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수백, 수천마리를 기르더라도 위생이나 동물의 건강상태, 사육환경이 양호하다면 '호더'라고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 그 사람이 호더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사육능력을 초과하느냐 아니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애니멀 호더'에 대해 ‘동물수집꾼’이라는 대체어를 지정하고 확산하려고 하고 있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역시도 올바른 명칭이라고는 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와 애니멀 콜렉터 (Animal Collector)는 전혀 다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수집’이란 ‘긍정적인 취미 활동’으로 그 안에 위법이나 부정적인 의미는 내포되어 있지 않습니다.

애니멀 콜렉터 (animal Collector)는 취미로 여러 종류, 여러 마리의 동물을 수집하고 사육하는 사람이고 기본적으로 정신적 문제나 동물 학대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하지만 '호더'를 콜렉터(Collector)가 아니라 물건을 꾸준히 저축하는 데에 의존하는 '수집벽자(收集癖者)'를 의미하는 호더(Hoarder)라 특별히 칭하는 것은 그들의 행위에는 심각한 '병리적 문제'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 호딩을 유발하는 질병은 강박성장해(OCD)나 강박성인격장해(OCPD) 정도라고 알려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치매, 의존증, 애착 장애, 파라노이아(편집증), 망상성 장애,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과도 관련이 있다고 추측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애니멀 호더를 굳이 우리나라말로 번역한다면 '동물중독자(Animal Addict)'나 '동물집착자 (Animal Obsessioner)' 정도가 바른 명칭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동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으로 보이지만 애니멀 호더는 크게 5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애니멀 호더의 5가지 구분


1. 타성적인 사육자

- 동물은 분양 받아 두고 정작 관리는 안 하는 경우. 처음에는 잘 관리하다가 관심도의 저하나 상황의 변화로 자신의 사육 욕규나 능력이 저하되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으나 효과적인 대응이 불가능한 상태


2. 구조자인 호더

- 동물의 위기에 대해 걱정하는 선의를 가진 사람 혹은 동물 구조자로서의 일종의 강력한 사명감을 가진 사람이지만 실제로는 개인의 관리 능력을 초과하는 경우


3. 착취자인 호더

- 자신의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 동물을 사육하는 경우. 경제적 이득, 사회적 추앙 등 동물로부터 얻어지는 이익에만 관심을 가지고 정작 동물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 인격 장애나 정신질환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4. 초보 사육자 호더

- 아무런 준비 없이 동물부터 구입하여 관리를 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는 경우. 열심히 관리를 하려고 하지만 그럴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


5. 브리더(Breeder)인 호더

- 번식과 품종 개량을 목적으로 하지만 개인이 소화할 수 없는 개체수를 보유하게 되는 경우


 

 

1977년 미국 보스턴에 있는 테프츠대의 게리 패트라넥 교수가 만든 ‘애니멀 호딩을 연구하는 모임(Hoarding of Animals Research Consortium. HARC)의 연구에 따르면 애니멀 호더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영양, 위생 및 수의학적 관리를 제공 할 수 있는 능력을 초과한 많은 동물 보유

 

• 동물의 상태 악화 (질병, 기아, 사망 포함) 및 불량한 사육 환경 (심각한 과밀, 비위생적 상태)에 대해 스스로 인정하지 않음.

 

• 자신의 건강과 복지 및 비위생적인 환경, 높은 수치의 암모니아, 살모넬라, 쥐나 벌레의 증가 등이 다른 가구 구성원이나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인식하지 못함

 

호더의 행위로 인해 사육되는 동물들은 대부분 오랜 기간 동안 영양, 위생, 적절한 서식 환경, 질병 및 부상에 대한 수의학적 관리 등에서 필요불가결한 관리를 제공받지 못하기 때문에 심신 모두 잔혹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과밀하며 불결한 환경에서 각종 질병에 쉽게 노출되며, 영양실조나 스트레스에 의한 면역력저하로 질병에 감염되기 쉽고 거의 모든 동물들의 상태가 좋지 않으며 심하게는 아사(餓死)하거나 병사(病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호딩은 단순한 수집벽이 아니라 가장 심각한 동물학대 행위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동물보호법에 의거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 공간 제공 등 사육 및 관리 의무를 위반해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을 유발하는 행위를 동물 학대로 판단해 처벌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동물보호법 제 8조 2항 제3의 2

"반려(伴侶)목적으로 기르는 개, 고양이 등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공간 제공 등 놀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사육·관리 의무를 위반하여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을 유발시키는 행위"를 동물 학대 행위로 규정하며, 이에 해당될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그러나 이 법에서 정하는 동물학대는 ‘반려 목적으로 기르는 동물’ 즉 개, 고양이, 토끼, 페럿, 기니피그, 햄스터의 6종에 한합니다.

 

하지만 양서파충류가 법이 보호하는 반려동물의 범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호딩이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오히려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양서파충류는 좁은 공간에서도 기를 수 있고, 많은 관리가 필요치 않으며, 엄청나게 다양하게 개량되어 있는 등 사람들에게 수집의 대상이 되기에 좋은 조건들을 많이 가지고 있어 자칫하면 호딩의 피해를 당하기 쉬운 분류군입니다.

교감이 없는 동물이라 쉽게 사육에 싫증을 느낄 수 있어 처음에는 애정을 가지고 길렀다가 나중에는 관리에 소홀해지기 쉬워 '타성적인 호더'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워낙 사육되는 종이 방대하여 아직 모든 종에 대한 정확한 사육 매뉴얼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확고한 애정이 없는 초보 사육자는 자의반 타의반 위에 언급한 '초보사육자 호더'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양서파충류를 기르는 사람은 '착취자인 호더'가 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 브리딩을 목적으로 사육하는 사람도 늘고 있어 왠만한 애정과 관심이 없다면 '브리더인 호더'가 되기도 역시 쉽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는 양서파충류의 호딩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적은 없지만, 우리 양서파충류사육자들이 이러한 양서파충류의 특성과 애니멀 호딩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스스로 호더가 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작은 생물이지만 작은 생명은 아니기에 사육하는 동물의 숫자가 적다고 사육자에게 작은 기쁨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 올바른 양서파충류사육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우리 양서파충류동호인들 모두 함께 노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TOP